[잡담]팔이 똑 부러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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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팔에는 상당히 진한 흉터가 하나 있습니다
이 흉터에는 스토리가 하나 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본 게시물은100%작성자의 경험입니다.
사건은 중2 어느 초여름
3~4교시는 항상 체육특성활동이어서
모든 학생은 무조건 하나의 운동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속한 동아리는 농구 동아리였습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아이들과 농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팀을 짤 때부터였습니다.
이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와
경쟁하게 된 것입니다.
경기는 시작되었고
곧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시작 3분 후 우리팀 에이스의 측면 공격으로
초반 점수를 이끌어가는 듯 했으나
곧 상대의 반격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10분 뒤면 점심시간,
한 골이 절박한 시점에서
제 앞에 공이 왔습니다.
그 순간 제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저거 넣으면 영웅이다"
오직 공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달려간 저는
그 누구보다 빨리 공을 낚아챘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저랑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의 블로킹에
제 몸이 중심을 잃고 난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도 문제는 없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떨어지는 성장기 청소년의 몸무게를
왼손 하나만으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똑'
청량하기까지 한 이 소리를
뼈로 바로 듣는 순간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10초 뒤 신음을 흘리고
5분 뒤 구급차에 실려가고
10분 뒤 응급처치를 하고
2시간 뒤 완전히 부러진 팔뼈를 정렬하고
철심을 박아넣는 수술을 했습니다.
1년 뒤에는 철심제거수술을 하고요.
왼팔 사용은 가능해졌지만
오른팔보다 힘이 약해졌고
(저는 왼팔 중심 양손잡이였습니다)
큰 흉터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긴긴 왼팔 회복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그 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는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다만 이 한마디는 기억이 납니다.
"서로 하다가 그런 건데 뭐 어때, 아직도 빡쳤냐?"
...
사람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