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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크로의 쉘터> 잡담판

[잡담]팔이 똑 부러진 이야기

  • 555 조회
Daedeu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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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팔에는 상당히 진한 흉터가 하나 있습니다

이 흉터에는 스토리가 하나 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본 게시물은100%작성자의 경험입니다.


사건은 중2 어느 초여름

3~4교시는 항상 체육특성활동이어서

모든 학생은 무조건 하나의 운동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속한 동아리는 농구 동아리였습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아이들과 농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팀을 짤 때부터였습니다.

이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와

경쟁하게 된 것입니다.

경기는 시작되었고

곧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시작 3분 후 우리팀 에이스의 측면 공격으로

초반 점수를 이끌어가는 듯 했으나

곧 상대의 반격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10분 뒤면 점심시간,

한 골이 절박한 시점에서

제 앞에 공이 왔습니다.

그 순간 제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저거 넣으면 영웅이다"

오직 공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달려간 저는

그 누구보다 빨리 공을 낚아챘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저랑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의 블로킹에

제 몸이 중심을 잃고 난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도 문제는 없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떨어지는 성장기 청소년의 몸무게를

왼손 하나만으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똑'

청량하기까지 한 이 소리를

뼈로 바로 듣는 순간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10초 뒤 신음을 흘리고

5분 뒤 구급차에 실려가고

10분 뒤 응급처치를 하고

2시간 뒤 완전히 부러진 팔뼈를 정렬하고

철심을 박아넣는 수술을 했습니다.

1년 뒤에는 철심제거수술을 하고요.

왼팔 사용은 가능해졌지만

오른팔보다 힘이 약해졌고

(저는 왼팔 중심 양손잡이였습니다)

큰 흉터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긴긴 왼팔 회복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그 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학우는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다만 이 한마디는 기억이 납니다.

"서로 하다가 그런 건데 뭐 어때, 아직도 빡쳤냐?"

...

사람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댓글 (1)
user-profile-image철수와영희3년 전
서로 하다가 그런거면 운동하다가 뚝배기를 뽀각 해도 할말은 없겟네요. 고생많으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