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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크로의 쉘터> 창작판

[창작]나무 이야기-무른 과일

  • 56 조회
Daedeu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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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지 않은 옛날,

마을 중앙 광장에 커다란 나무가 있었습니다.

나무에는 맛있는 열매가 열려서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은

나무에 와서 열매를 먹곤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각자의 삶을 살다가도

나무 아래서만은 모두가 하나되는 삶이었습니다.

 

오래지 않은 옛날,

마을 중앙 광장에 커다란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열매는 너무나도 맛있어서

사람들과 동물들은 열매가 열리자마자

과일을 먹으러 모여들었습니다.

 

나무는 굉장히 커다래서

그 높이가 마을에서 가장 큰 교회의 첨탑보다 높았고

그 너비가 마을 광장을 다 덮을정도로 컸습니다.

나무 안에 있는 과일을 다 먹기에는

마을 사람 모두와 동물들 모두를 합해도 모자랐습니다.

자연스럽게 나무 중앙의 열매들은

먹히지 못해 점점 물러지고 있었습니다.

 

한 열매가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부 물러 터져서 썩어버릴거야!"

또 다른 열매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힘으로 벗어날 수 없잖아..."

"아무도 우리를 볼 수 없다고..."

그 열매는 오랜시간 선택받지 않아

이미 많이 물러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시각,

하늘에는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먼 나라에서 핍박을 받으며 살던 그 새는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먼 길을 나서던 중이었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쉬지 않고

물도 음식도 먹지 않고

계속 하늘을 날아오던 새는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결국, 정신을 잃은 새는

마을의 커다란 나무 위로 떨어졌습니다.

폭신한 나뭇잎이 새를 받춰주었기에

새는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새는 코끝을 간질이는 달콤한 향기에 눈을 떴습니다.

주변은 안온한 초록빛으로 감싸져있었습니다.

달콤한 향기를 따라가자

우리가 아까 말한

선택받지 못한

무른 열매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열매를 익게 하여

달콤한 향기를 내개 한 것입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쳐있던 새는

본능적으로 열매를 베어물었습니다.

열매의 달콤한 즙은 새가 먹었던 어떤 물보다도 달았고

열매의 부드러운 과육은 새가 먹었던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습니다.

열매는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기쁨에

기쁜 마음으로 새에게 자신을 내주었습니다.

 

원기를 회복한 새는

이 아름다운 마을에 정착했고

나무 속에 있는

부드럽고도 달콤했던,

그 무른 열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열매가 열리자마자

바로 따먹었던 마을 사람들과 동물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열매는 바로 먹어야 맛있다는 생각이 깨진 것입니다.

그 후 마을 사람들과 동물들은

어느 열매는 바로 먹고

어느 열매는 무르게 익혀 먹으며

새로운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선택받지 못한 열매들도

기꺼이 자신을 내주며

누군가에게 기쁨을 내주기를 선택했습니다.

 

마을은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댓글 (5)
user-profile-imageDaedeulbo3년 전
이전에 학교 동아리 과제로 썼던 글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글 올려도 될까요?
user-profile-image캐비어맛우동3년 전
웰컴!
user-profile-imageDaedeulbo3년 전
^^
user-profile-image팬텀크로3년 전
아ㅋㅋ 홍시는 못 참지ㅋㅋ
창작판은 글과 그림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창작물을 올리셔도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user-profile-image철수와영희3년 전
행복한 이야기는 어랴운 거시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