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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한번 받아보라고 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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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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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북한 지도자를 닮으신 분의 썰풀이 방송에서 쓴 사연인데 고해성사 한번 받아보시라고 해서 여기다 적어봅니다.

제가 중학교때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전 책을 되게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였습니다.

어느정도냐면 동아리로 도서부를 하면 도서실에서 책을 3권씩 빌릴수 있고 방학때 서점에 가서 도서실에서 살 책을 정하는 권한이 있다는 말을 듣고 도서부에 들어가 쉬는시간마다 책 3권을 빌려 수업시간 45분동안 그 책을 다 읽고 반납할 정도로 책에 미쳐 살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가끔 자기가 쓴 자작소설을 보고 고칠점이나 재미있는 부분을 말해달라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떤 날 평소에 저랑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던 한 친구가 자신의 자작 소설인데 수위가 좀 쎄서 보여주기 좀 그랬지만 저라면 믿고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이 쓴 소설의 텍스트파일을 제게 주었습니다.

전 아무 생각 없이 그 파일을 받아 집으로 가 보았고 그 안엔 육봉, 조개 등이 포함된 야설이 써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말 했듯이 전 당시 성에 무지했고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사전을 검색했고 육봉은 낙타의 등에 있는, 지방이 모여서 이룬 큰 혹 이라는 뜻이라 나오고 조개는 바다에 사는 그 조개가 나와 아 이건 판타지 소설인가보다 하고 대충 보고있었습니다.

그러다 남성의 사타구니의 육봉이 여성의 사타구니의 조개를 뚫고 피가 나온다는 묘사를 보고 이게 무슨 장면이지..? 하고 생각하다 비명과 고통이 나오는 묘사를 보고 전 당시 뉴스에서 나오던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의 폭력성과 관련된 기사를 떠올리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다음날 담임선생님께 진지하게 상담을 했습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하자 선생님은 얼굴이 썩어들어가더니 얜 진짜 이걸 나한테 진지하게 상담을 하는건가..? 멕이는건가? 하시다 제 진지한 말과 표정을 보고 같이 심각해지시더니 한참 뒤 함숨을 쉬시며 그 친구를 부르고 개인상담을 하셨습니다.

그 이후 그 친구는 배신당한 표정을 지으며 저와 손절을 했고. 전 그때도 성에대해 알지 못해. 한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것은 힘든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사람들과의 행동을 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아이가 야설 쓰는걸 공개적으로 선생님께 상담을 해 어쩌면 야설계의 거장이 될 한 아이의 꿈을 짖밟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이불을 걷어차곤 합니다.

과연 제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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