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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크로의 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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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관련 웹툰을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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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er-profile-image팬텀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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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크로의 쉘터> 클럽-발푸르가

[창작]투기 도시 에센뤼프와 마녀 엘시케

  • 11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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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도시 에센뤼프(Ecenloiv)]

 

교외까지 이어진 잘 닦인 도로와 크고 작은 선박들로 붐비는 항구, 그리고 시가지 중심부에 자리잡은 거대한 투기장은 에센뤼프가 대륙 남부의 대도시 중 하나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었습니다.
특히 이 투기장은 사람들이 에센뤼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으로, 그 널찍한 흙바닥이 사람과 야수, 괴물들의 피로 마를 날이 없지요.

그리고 에센뤼프의 투기장이 정말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투기장의 경기들은 대부분 억지로 끌려온 노예와 죄수들의 검투가 주를 이루는 반면, 이곳의 투기장에는 유독 귀족들과 고위층의 자발적인 참가율이 높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피가 튀기고 팔다리가 날아다니는 전장의 한 가운데에 서는 짜릿한 경험을 위해, 누군가는 괴수의 숨통을 끊으며 자신의 연인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참가한다고들 하지만 저기 저 날아가는 팔 한짝이 자신의 것일 때도 그 경험이 짜릿하다고 생각할까요? 혹은 연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줄행랑치는 모습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많은 귀족들이 색다른 유흥을 즐기기 위해 이곳에 모여드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에센뤼프의 트롤 사냥꾼들]

 

에센뤼프의 투기장이 유명세를 타며, 도시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파생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검투 시합이니만큼 무기와 갑옷을 만드는 대장간과 가죽 공방에서는 철을 두드리는 시끄러운 소음과 가죽을 무두질하는 고약한 냄새가 끊이는 날이 없죠.
그뿐이겠습니까? 경기장에 투입시킬 괴물과 야수들의 공급을 위해, 선착장 주변에는 세계 각지의 이색적인 괴수들을 잡아온 사냥꾼들로 발을 디딜 틈도 없으며, 그들이 잡아온 야수들을 관리하는 조련사들의 채찍 소리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래키곤 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이고 전문화된 사업은 역시나 에센뤼프의 트롤 사냥꾼들이 차지하고 있죠.

도시의 서쪽으로 나아가다 보면 잿빛 암석으로 지어진 건물들과 포장 도로의 행렬은 끝이 나고, 녹음으로 우거진 숲 사이로 드문드문 기괴한 형상의 토템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건 트롤들이 서식하는 이레보(Yrevo) 숲에 들어섰다는 뜻이지요.
과거에는 이 트롤들이 골칫거리에 불과했습니다. 웬만큼 토막을 쳐버리지 않으면 하루이틀 뒤에는 잘려나간 팔다리도 재생해버리는 이 괴물들과 마주치는 것은 결코 반가운 상황은 아니었기에, 에센뤼프의 서쪽을 오가는 수많은 상인들은 이 드넓은 숲을 빙빙 돌아서 가야 했지요.
지금도 상인들이 겪는 불편은 여전하지만, 그 불편함을 훨씬 상회하는 가치를 발견하게 된 이후로는 이 숲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 위대한 발견은 트롤의 생태에 관심을 가지던 몇몇 학자와 마법사, 연금술사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종족에 비해 월등한 재생력을 지닌 트롤의 신체적 특성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지요.
학자들은 트롤들이 부르는 시끄러운 노래가 신체를 재생하는 주술의 일종이라 추정했으나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 결과 이 노래들은 그저 격앙된 감정과 시끄러운 소음의 혼합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마법사들은 이레보 숲에 감도는 마법의 기운을 탐지하고는 그것이 빠른 회복의 원인이라 주장했지만 숲에 사는 다른 동물과 종족들은 그러한 재생능력을 보이지 않아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연금술사들은 투기장에서 쓰이고 버려지는 트롤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실험한 결과, 이들의 피에 회복을 촉진하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놀라운 실험 결과로 에센뤼프의 연금술 길드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가 되었지요. 한 성질급한 연금술사가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자르고 트롤의 피를 왕창 들이키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 높은 실행력의 연금술사 덕분에 트롤의 피를 다량 섭취할 경우, 회복은 커녕 고열과 마비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사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트롤 피를 어떻게 다른 종족, 특히 인간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까 하는 것이 연금술사들의 새로운 숙제가 되었죠.
그리고 마침내!(몇몇 영웅적인 연금술사들의 추가적인 희생으로) 인간이 섭취가 가능한 형태로 트롤의 피를 가공하는 공법이 개발되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과량을 복용할 경우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까지 이를 수 있지만, 적정량만을 마시면 죽음에 이르는 부상이 아닌 이상에야 며칠 잠에 빠졌다 깨어나면 상처가 말끔히 재생되었지요..

그렇게 해서 에센뤼프에는 트롤 사냥이 주요한 사업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간보다 신체적 조건이 월등하며 크고 작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트롤들을 사냥하는 일은 고도로 전문화된 실력있는 사냥꾼 집단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에센뤼프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히는 사냥꾼 무리들만이 정기적으로 트롤의 피를 영주에게 진상하고 꽤나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에센뤼프의 영주는 이 트롤 피 물약을 철저히 자신의 관리하에 두고 싶어 했기에, 일종의 트롤 사냥 허가증을 만들어 성에서 인가를 받은 인원만이 트롤 사냥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제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레보 숲 주변에 경비병까지 둬가며 허가받지 않은 인원에 의해 '소중한 자원'이 새나가는 것을 철저히 방지했지요.
그리고 트롤 피의 가공법을 알고 있는 연금술사들을 모조리 성 내로 고용(감금)하고, 따르지 않는 이는 투옥하거나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귀중한 공법이 조금이라도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이 덕분에 트롤 피 물약은 에센뤼프의 특산품이 되어, 투기장의 잔혹한 무대에서 부상당한 상류층들을 상대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부유한 소비자들 또한 죽음에 이르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신체를 회복할 수 있다는 보장 아래에서 마음껏 피 튀기는 유희를 즐기게 되었지요.
 

[마녀 엘시케(Elcyche)]

 

하지만 에센뤼프 영주의 이런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누군가는 이 비법을 알아내어 불법 물약을 조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증거로 나온 것이 얼마전 투기장에서 부상을 당하고 길거리에 버려져, 꼼짝없이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던 노예 하나가 며칠 뒤 상처를 말끔히 회복하고는 주인이었던 자에게 복수를 하러 왔다가 도리어 다시 붙잡힌 사건이었지요.
그 노예의 오른팔은 기존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새로 재생된 허여멀건 피부가 확연하게 차이나는, 명백한 비자연적 회복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성 내의 마법사들은 이것이 마법에 의해 회복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누군가가 트롤 피 물약을 빼돌리고 있거나 혹은 그 공법이 유출된 것이라 결론이 나자, 영주는 격노하며 연금술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레보 숲의 경비 병력을 대폭 늘렸습니다. 또한 트롤 사냥을 허가 받은 사냥꾼 무리마다 감시원을 파견하여 그들이 중간에서 트롤 피를 빼돌리지 못하도록 하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센뤼프의 투기장에서 부상당한 죄수와 노예들 중 몇몇이 다른 도시에서 멀쩡하게 회복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심지어 누군가는 투기 경기에 쓰인 짐승과 괴수들마저도 상처를 회복하고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합니다.
이 종잡을 수 없는 논란 속에서 여러 인물이 그 배후로 지목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마녀 엘시케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그 삼엄한 감시를 뚫고 트롤 피 물약을 손에 넣었는지는 아무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엘시케는 무슨 도둑질의 마녀라도 되는 걸까요?

하지만 엘시케의 마법은 변신이나 투명화, 가속 등과는 무관합니다. 그저 다른 생물들과 긴밀하게 감응하는 능력을 가졌을 뿐이죠. 살아있는 것이라면 동물은 물론 식물과도 교감을 한다고 합니다. 감응하는 상대에 따라서, 교감은 뚜렷한 의사소통에서부터 흐릿하고 대략적인 감정의 전달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대개는 그 대상이 인간과 이질적인 종일수록 소통의 명확성도 떨어지는 편이죠.
어린 시절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으로 섣불리 정령(혹은 마물)과 계약을 맺었던 것이 시작이 되어, 엘시케가 성장함에 따라 그 마법 능력 또한 크게 심화되었습니다. 이제 소통은 단순히 의사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그들의 심정과 관점에 조금씩 동화되는 수준에 이르렀지요.(그 부작용으로 가끔씩 고양이의 소통 체계로 된 꿈을 꾸거나, 깜짝 놀라면 까마귀 울음과 비슷한 소리를 내기도 한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끔 도심지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들렀다가도, 거대한 투기장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는 부상당한 이들의 슬픔과 분노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마을 어귀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수없이 많은 이들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그 격렬한 감정의 물결이 그녀의 정신과 감응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이를 악물고 그냥 지나치기도 해보았지만, 그런 날은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이룰 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자신과 교감하는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부상당한 사람과 야수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치유와 관련된 마법적 능력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요. 약초와 연고로 어느 정도의 증상은 완화시킬 수 있었으나 오히려 그들의 죽음을 더욱 긴 시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들이 뿜어내는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들에 노출되어 자신은 더욱 피폐해지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엘시케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트롤 피 물약을 손에 넣어야 겠다고. 트롤들이 사냥당하는 것 역시 그녀에겐 가슴 아픈 일이기는 했지만, 그 죽음의 결과가 귀족들의 잔인한 유흥거리에 쓰이는 것보다는 억울한 부상자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트롤의 피를 구하는 것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자신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과묵한 사냥꾼 구스겐(Gusglern)이 트롤 사냥을 허가 받은 베테랑이라 그에게서 소량의 피를 제공받을 수 있었지요. 영주에게 바쳐질 트롤의 피를 한 방울이라도 빼돌리는 것은 중대한 범죄였기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엘시케의 사정을 들은 구스겐은 언제나처럼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그녀를 돕기로 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가공법을 알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작은 동물 친구들을 트롤 피 물약이 보관된 지하 창고로 잠입시키려고도 해보았으나, 창고를 지키는 병사들은 에센뤼프 영주의 강박적인 지시 하에 개미 한마리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지요.
결국 엘시케가 선택한 방법은 까마귀 떼를 연금술사들의 작업장 창가로 보내어 그들이 작업하는 광경을 지켜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리한 까마귀들은 연금술사들이 사용하는 기구와 작업실로 드나드는 약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돌아와 엘시케에게 일러주었지요. 또한 그들이 작업 도중에 나눴던 사소한 대화까지도 빼먹지 않고 꼼꼼하게 들려주었으며, 가끔은 약품이 담긴 병을 몰래 부리로 물어와 엘시케가 그 성분을 분석할 수 있게 돕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까마귀들도 가끔씩은 저마다 상반된 주장을 하기도 했고, 그들이 눈으로 본 것만으로는 기구의 정확한 용도와 재료들의 조합 비율을 알아내기 힘들었습니다.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고, 잘못된 비율로 약을 조제했다가 거의 죽을 뻔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결국에는 공법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녀의 강인한 집념뿐만 아니라 엄청난 행운이 따르기도 했던 것이죠.
이렇게 그녀는 부상당한 사람들과 야수들을 조금이나마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센뤼프의 병사들과 감시원들 사이에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듯 위험천만한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죽음을 앞둔 생명들의 절규와 좌절이 그녀의 온 몸을 관통하는 듯한 극심한 고통은 훨씬 줄어들게 되었지요.

사람에 대한 엘시케의 감정은 매우 복잡하기도 합니다. 투기장의 함성소리에서 느껴지는 광기와 공격성에 물들 때는 그냥 저렇게 서로를 죽이다가 모두 자멸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끔찍한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의 눈물을 보게 되면 그 슬픔에 동화되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게 되죠.
그녀는 자신에게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다른 도시로 떠나서 조용히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꼭 받아내기는 하지만, 얼마전 자신의 주인에게 복수하러 돌아가서 실패했던 그 노예처럼 약속을 어기는 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것이 그녀에겐 짐승과 괴물들보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더욱 껄끄럽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어쨌거나 지금도 그녀는 거대한 폭력의 무대에서 다친 사람들과 야수들을 치료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센뤼프의 감시망은 점점 더 그녀를 주목하고 있죠. 게다가 엘시케가 야수와 괴물들까지 치료한다는 소문에, 그녀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도 결코 곱지 않습니다. 
과연 엘시케와 그녀를 돕는 사냥꾼 구스겐은 이 잔혹한 피의 도시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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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추가 설정들

1. 엘시케는 사실 정식적인 마녀는 아닙니다. 그저 그녀가 외진 곳에서 은둔하며, 가끔씩 위험해 보이는 짐승이나 괴수들과 어울리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혐오스러운 동시에 두려웠기에 그녀를 마녀라고 부를 뿐이죠. 
엘시케 또한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와 더욱더 멀어져 갔고, 오랜 시간 인간 이외의 존재와 교감하고 지내며 사고방식과 가치관도 일반적인 사람들과 점점 더 그 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말 어린 시절부터 그녀와 알고 지낸 몇몇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녀와 가끔 접촉할 뿐이죠.

2. 에센뤼프는 개방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한 도시로. 형식적으로나마 다양한 종족과 계층을 환영하는 분위기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여전히 이종족에 대한 혐오와 멸시가 은근하게 자리잡고 있지요. 이종족과의 사업을 진행할 때에는 친근한 웃음과 깍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그들이 투기장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경기장의 수많은 관중들이 가장 크게 환호하는 순간은 이종족이 패배하여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을 때입니다. 창의적이고 자극적인 방법으로 이종족의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검투사는 큰 인기를 누리게 되지만, 어떤 검투사는 자신의 상대였던 수인 검투사를 별다른 고통 없이 깔끔하게 죽였다는 이유로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죠.
이 잔혹한 무대의 피비린내가 이들의 억눌린 본성을 해소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그것을 증폭시키고 조장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로 번지지 않고 잘 통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3. 트롤 사냥꾼들이 활동하는 이레보 숲에는 크게 두 종류의 트롤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숲트롤이라 불리는 무리로, 부족 단위로 꽤나 큰 집단을 이루고 살아가기에 사냥꾼들도 이들을 노리는 경우는 별로 흔치 않습니다.
반면에 땅굴트롤이라 불리는 그 아종은 숲트롤에 비해 비교적 적은 단위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땅굴을 파고 들어가 그 속에서 지내는 습성 때문에 시각이 많이 퇴화하였기에 트롤 사냥꾼들이 노리는 주요한 표적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후각과 청각은 예민하게 발달되어, 이들을 사냥하기 위해서 트롤 사냥꾼들은 진흙이나 동물 기름, 심지어는 짐승들의 오줌이나 분변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몇 시간을 미동도 없이 잠복해야 하죠. 그렇게 악취를 견디며 오랜 시간을 잠복한 뒤에는 뻗뻗하게 굳어진 몸으로 트롤들과의 위험천만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요.
에센뤼프의 영주가 지불하는 막대한 양의 대금이 아니라면 아무도 그런 수고를 감당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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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의 추가 설정

4. 엄격한 처벌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센뤼프의 뒷골목에서는 밀렵과 밀수로 얻어낸 트롤의 피가 엉터리로 가공된 채 거래되고 있습니다. 불순물이 가득한 이 가짜 물약들은 운이 좋으면 미약한 회복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섭취 시 죽도록 고생을 하거나 실제로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약은 꼭 정품을 사드셔야 합니다. 물론 돈이 많으신 분들만요.

5. 트롤 피 물약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효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성 내의 연금술사들이 보관 기한을 늘리기 위하여 밤낮으로 착취를 당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리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죠. 때문에 트롤 사냥꾼들은 투기장에서 큰 시합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대대적인 사냥 시즌을 가지고 나서, 별다른 시합이 없는 기간에는 다른 일을 하거나 그동안 벌어둔 돈으로 놀고 먹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댓글 (9)
user-profile-image누워서양세기3년 전
고지능 생물의 살해 청부와 명예가 중시되지 않는 투기장이 메인인 도시에서 저 정도의 공감능력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니 고생 꽤나 하는 친구네요.
user-profile-imageUecohtl3년 전
그렇죠. 엘시케와 계약을 맺은 정령이나 마물이 그다지 선한 의도로 접근한 것은 아니라서 거의 저주에 가까운 능력을 줘버린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딴 곳에서 은둔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user-profile-imageHongPELL3년 전
트롤 어우
user-profile-image철수와영희3년 전
어우 고생좀 하겟는데요...여러가지 이유로 말이죠. 트롤들과는 교감이 힘들까요? 그들과 의사소통이 된다면 그녀도 좀 더 쉽게 그들의 피를 얻을수 있을거 같은데...
user-profile-imageUecohtl3년 전
트롤과도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트롤들과 대화로 피를 얻어내기는 많이 힘듭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호전적인 종족인데다가, 인간들이 자신들을 사냥한답시고 온갖 함정을 설치하고 습격을 해대는데 트롤 입장에서는 다 똑같은 인간인 엘시케가 마법으로 대화를 시도하면 무슨 말인지 다 듣기도 전에 냅다 머리통을 쪼개버릴 확률이 너무 높지요.
user-profile-image철수와영희3년 전
듣고보니 그러네요.. 하긴 저라도 약해보이는 인간이 와서 피좀 줄래? 하면 대답으로 머리를 머리였던 것으로 바꿔줄거 같긴 하네요
user-profile-image팬텀크로3년 전
세세한 설정에 감탄이 나옵니다! 회복 물약이라는 물건이 있다면 저런 능력이겠죠. SF 디스토피아 장르에서는 생명의 한계를 초월한 부자들이 여흥으로 자살을 하는 행위로 일종의 인간성의 상실을 묘사하기도 하죠.

또한 피와 재생력을 생각하니 백신 생산을 위해 제약회사에서 무자비하게 피가 뽑히는 투구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개체수를 조절하는데도 이미 취약종이고, 멸종하게 되면 백신생산에 차질이 생기니까요.

부를 독차지하려는 부자들이라면 트롤을 가둬놓고 사육하는 방식(심장 근처 혈관에 호스를 꽂아서 겨우 죽지않을 만큼 계속 피를 뽑아내는)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마치 현실에서 웅담채취용으로 사육되는 곰들처럼요.
user-profile-imageUecohtl3년 전
생물에게서 뭔가를 얻는다는 관점에서 사육하는 방식을 떠올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 위 설정의 경우에는 트롤의 피를 얻는 것 자체보다는 그것을 가공하는 방법이 까다롭다는 식으로 사육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췄습니다. 전투에서 총이 가지는 파급력처럼 산업적인 측면에서 사육이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면 이 또한 파급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루기가 너무 까다로울 것 같아서요.

대중적인 물품이 아니다보니 수요도 어느정도 한정이 되어서 트롤의 피를 무조건 많이 얻는 것이 도시의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위험성이 높은 이 물약의 부작용을 줄이고 오래 보관이 가능하도록 처리하는 등의 가공 방법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좀 더 부각 시키기 위해서 도시의 뒷골목에서는 밀렵이나 밀수로 얻은 트롤의 피로 엉터리로 가공한 싸구려 물약들이 거래되고 있다는 설정도 추가해봐야겠네요. 운이 좋으면 미약한 회복 효과를 보지만, 대부분 죽도록 고생만 하게 되거나 실제로 죽는 그런 불량품들.
user-profile-imageUecohtl3년 전
사육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서 가공법의 중요성과 보관 기한을 부각시키는 설정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사육은 막고 싶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