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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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무엇일까.
어디론가 떠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무언가를 찾아서 간다는 의미 일까.
결국 어디론가, 무엇을 향해, 내가 있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향하여 간다는 의미이다.
친구들과 새로운 추억을 만들러,
고향을 벗어나 상경하는 누군가의 인생과
멈춰있던 시계 바늘을 돌려 다시금 나아가는 누군가의 발걸음 마저 모든 것이 여행이겟지
그리고
나 역시 또다시 여행길에 올라야 한다.
차디찬 밤바람을 맞이하며 나는 나의 집에서 가장 깊은 곳 까지 내려간다.
한 걸음
한 걸음
평소와는 다른.
저 내려오는 계단 너머에서 이곳에서 만났던 새로운 삶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는 그 녀석이 재미있게 듣겠구만 싶은 기분이 든다.
끝 없을것 같은 계단 너머에 크나큰 신전과 비슷해 보이는 것이 보인다.
그곳에는 나와 똑닮은 자들이 무수히 많이 서있다.
금단의 기술을 이용해 만든
나와 똑같은 자들.
자매이자 자매가 아니며
딸이자 딸 들이 아니며
나이자 내가 아닌 자들.
그 많은 이 중 유독 눈에 띄는 내가 보였다.
"여행을 떠나시는 건가요?"
응 맞아.
이제 슬슬 갔다 와야지.
나는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가르킨다.
내가 잠에 들면 다시 한 번 잘 부탁해.
"언제나처럼 다시 오실 때 까지 잘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이것은 [붉은 마녀], 붉은 마녀의 상징이자 존재 그 자체.
내 영혼, 나라는 개념이 박혀 있는 상징
나는 준비를 끝마치고 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또 다른 내가 다가와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빼어 준다.
아주 약간의 암전.
어두움.
의식 조차 허용 되지 않는 암전
그저 어두움
검은, 짙은, 무한, 찰나, 경계, 인식
다시 눈을 뜬다.
순백의 공간.
위도 아래도 좌, 우 방향조차 알 수 없는 그저 무한한 공간
나는 걷는다.
앞으로
옆인가? 아닌가? 그냥 걷는다.
방위는 중요 하지 않다.
어쩌면 나는 위로 걷는거 일 수 도 있지.
그저 흰 공간을 걷고 또 걷는다.
힘들지 않고, 목마르지도 않는다.
그저 의식의 공간.
그렇게 걷다보면 저 멀리 검은 점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천천히
그러다 순식간에
그곳은 끝이 없는 책이 쌓여 있는 공간
끝없이 흰 공간속에 단 하나의 책상과 단 하나의 존재와 수 많은 책장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존재는 나를 보고 다가온다.
어서와.
개념이 나에게 말을 건다.
계약한 나의 신, 심술꾸러기에 말하기 좋아하는 나의 신.
혹자는 내가 이계의 마법을 사용해 상대방의 정신을 뒤집어 놓는다 말한다.
사실은 그들에게 이 녀석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줄 뿐.
이 수다쟁이가 말하는 모든 것이 도움이 되는게 아닐뿐.
그리고 볼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저 수다쟁이는 오늘도 자신이 듣고 기록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어
나에게로 다가온다.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줄꺼야?
네가 보고 듣고 느낀 세상을 이야기 해줘.
아 그거 아니? 또 다른 차원에는 마법이란게 존재 하지 않고, 오직 과학 기술이 발달한 세계가 있대.
너 그거 아니?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말하지 않았대.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너 그거 아니?
오늘도 무한하게 쏟아지는 그의 이야기
아.
귀마개를 가져오길 잘했지.
자.
그럼 또 여행을 떠나보자.
이번에는 과연 얼마동안 질리지 않고 이야기 할지 조금은 궁금해지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