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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맨의 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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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남의 비밀기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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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조회
흑전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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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는 그날도 지하철역 출구에서 키타를 기다렸다.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고, 하늘은 노을빛으로 물들어갔다. 키타는 언제나처럼 밝은 미소를 띠고 다가왔다. 히토리는 그 미소에 가슴이 저려왔다. 그녀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그 다짐은 점점 더 약해지고 있었다.


둘은 나란히 걸었다. 길 위에 함께 서 있지만, 그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간격이 점점 더 넓어지는 듯했다. 히토리는 알고 있었다. 키타가 이미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면 그들의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워, 그녀는 늘 침묵을 택했다.


"오늘 저녁은 뭐 할 거야?" 키타가 물었다. 평범한 질문이었지만, 그 순간 히토리는 말문이 막혔다.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냥 집에서 좀 쉴까 해," 히토리는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 답을 들은 키타도 함께 웃었지만, 그 미소가 다른 누군가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히토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키타는 언제나처럼 그 사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사람, 정말 다정해. 함께 있으면 정말 편안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히토리는 마음 한편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키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언제나 미소로 답했다.


‘내가 너에게 진심을 말하면, 우리가 어떻게 될까?’ 히토리는 그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지만, 결론은 항상 같았다. 그녀는 이 순간이 깨지지 않길 바랐다. 키타의 곁에 있는 지금 이 상태로도 좋다고 생각하려 했다.


어느 날, 해가 저물어갈 무렵, 키타가 갑작스레 물었다. “히토리, 너 요즘 왜 이렇게 조용해? 무슨 일 있어?”


히토리는 갑작스런 질문에 가슴이 내려앉는 듯했다. 무언가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속에서 수없이 떠오르던 그 말을 꺼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그냥 좀 피곤해서 그런가 봐." 히토리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선 모든 것들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키타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한참을 침묵하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리… 더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난 우리가 서로에게 숨기고 있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해.”


그 말은 히토리의 가슴을 쿵 하고 울렸다. ‘맞아, 나도 그래.’ 그녀는 입을 열려 했지만, 그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히토리는 알았다. 모든 것이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을.


키타는 한 발짝 더 다가오며 속삭였다. “사실은, 나도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 말은 히토리의 가슴을 더 세게 두드렸다. 그 순간만큼은 그들이 마주한 침묵 속에 너무도 많은 말들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그냥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 키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부드럽고 따뜻했지만, 그 속에 담긴 슬픔을 히토리는 놓치지 않았다.


그날 밤, 히토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 대사를 처음부터 너에게 제대로 말했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 그녀의 속마음은 여전히 끝내 말하지 못한 대사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말들은 이제는 어디에도 닿지 못할 것이다.



댓글 (2)
user-profile-image흑전효고10시간 전
저번 Pretender에 이어서 히게단의 다른 곡인 Subtitle을 주제로 적어보았습니다
user-profile-image흑전효고10시간 전
TMI: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히게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