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조치 지난 주에 끝났는데 경황이 없어서 어버버 하다가 쉘터 생각나서 오랫만에 글 써봐요 격리조치 겪은 사람은 별로 없을꺼라 생각해서 적어봅니당. 입원실에서 일기처럼 끄적인 내용이에여 3월 27일 -확진판정 검사 방법이 매우 엿같더군요... 독감검사할 때 쓰는 긴 막대기 코로 다 집어놓고 몇 번 문지르는데 간호사분한테 욕할 뻔 했습니다. 그걸 또 양쪽에 다하니... 결과는 꽤 빨리 나오더군요. 아침에 가서 저녁 먹고 확진판정 났습니다. 3월 28일 ~ 4월 5일 -임시격리 조치 포항지역이라 주변에 격리 가능 병동이 없어 주변 병원에서 임시격리를 했는데, 임시 치고는 더럽게 오래 있었어요 :( 병원 밥 맛 더럽게 없어서 살이 한 2키로 빠지더군요 ㅎ 다행히 제가 워낙 히키코모리라 그런지 동선이 별로 없더라구요. 아직 젊어서 그런지 이때까진 기침이 잦다 빼고는 무증상 이였어요. 4월 6일 ~ 4월 8일 -음압병동 격리 시작 포항 지역에 완치자가 갑자기 쏟아져 나와서 정말 운 좋게 음압병동으로 격리되었습니다. 여전히 밥은 노맛이였고, 의사나 간호사분들은 다들 방호복 입고 진료 봐줘서 약간 제가 방사능으로 인한 돌연변이 숙주가 된 기분이였어요. 증상은 없어서 괜찮을 줄 알았어요.... 4월 9일 ~ 4월 12일 -특수 증상 치료 시작 이게 안그래도 폐렴이다 보니 폐가 많이 썩어나가는데, 마침 또 운 좋게 천식이 도졌네요? 진짜 매일 호흡곤란에 발작을 일으켜서 의식 있는데 산소 마스크 쓰는 몇안되는 사례가 되어버렸어요. 이런 경우는 의사쌤들도 많이 못보셔서 집중관리 당했고, 완전체 숙주가 된 느낌? 그 외에 기억은 아팠다 밖에 없어요. 4월 13일 ~ 4월 15일 -증상 완화 진짜 웃긴게 증상이 천식약 하니깐 바로 낫더라고요? 그 전에는 약 함부로 쓰면 안된다 해서 못 쓰고 있었는데 허락 받고 쓰니깐 증상은 진짜 순식간에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호흡기 떼고 천식약 복용 하니깐 상태도 괜찮아 지고 그냥 자체적으로 증상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15일에는 완치 확인 검사를 했어요. 4월 15일 ~ 4월 17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삼 친구들 몇 명 방호복 입고 면회와서 멍청한 대화 하고, 폰겜만 하루종일 하고 온라인수업 듣고... 딱히 기억날 만한 건 없었어요. 매일 피 뽑아가서 팔에 멍 많이 든 것 빼고는? 그 망할 코쑤시개 검사도 매일 하더라고요. 옘병 그것만 아녔어도 격리생활 괜찮았을 텐데... 4월 18일 -완치 확정 폐 손상 10% 빼고는 완전 건강한 상태래요. 팔에 그렇게 멍이 죽쑤듯이 들었는데 건강하다니... 아무튼 남들 못 해본 경험 하나 더 해봤다 생각하니 나쁠 게 없더라고요. 옘병할 코쑤시개만 아니면.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열받네. 완치는 확정되고 나서도 문제더라고요. 전신 소독 하는데 가축 된 기분이였고, 매일 상태 체크하러 병원가야 하고, 천식 약 부작용 없는지 또 맨날 피뽑아가고... 병원밥 아닌 밥 먹으니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이번 격리 때 얻은 것 : 남들이 못해본 경험 코쑤시개의 더러운 기분 잃은 것 : 7키로 가량의 살 이어폰 제가 특수환자라(천식) 다른 사람들하고 격리조치가 좀 달랐을 꺼 같아요. 확진판정도 천식 때문에 4일이나 걸리고... 아무튼 코로나 사태도 끝나가는데 다들 끝까지 긴장 늦추지 마시고 위생건강 꼭 챙기셔야 해요! 고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