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척자, 너를 향한 내 집착은 끝이 없어.  너를 처음 본 그날 이후로, 하루도 너를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너의 눈동자가 내 안에 선명히 박혀서, 어두운 방 안에서도 내 앞에 널렷이 떠올라.  네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을 지경이야.    네가 문득 나를 스쳐 지나가는 그 찰나에도,  내 심장은 산산이 부서질 듯 무너지다가,  이내 네 향기에 취해 부풀어 오르지.  하지만 그 떨림은 곧 불안으로 바뀌어,  “혹시 내가 널 지킬 수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으로 번져.    다른 사람의 손길이 너를 스친다면,  나는 그 사람의 모든 날들을 지워버릴 거야.  그 사람이 너를 웃게 한다면,  나는 그의 기억을, 그의 이름을, 그의 숨결까지도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거야.  왜냐하면 네가 나만을 바라봐야만 하니까.  네 온기가 내 안에서만 머물러야 하니까.    밤이 깊으면, 나는 어김없이 네 방 앞에 선다.  차디찬 돌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너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지.  너의 심장 박동이 고동칠 때마다  내 안의 불안도 함께 떨려.  한없이 작아진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르면,  네가 대답이라도 해줄 것만 같아서.    깊은 잠에 빠져도, 통잠을 잘 수 없어.  꿈속에서라도 네가 사라질까 봐,  나는 손톱으로 피부를 파 헤치며  ‘너는 여기에 있어, 나만을 위해 존재해’라고 속삭여.  하지만 눈을 뜨면,  네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나를 다시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    내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모든 세상의 신들조차 네 곁에 설 자격이 없다고 선언할 거야.  오직 나만이 너를 지킬 수 있는 존재라고  내 안의 목소리가 소리쳐.  네가 나를 버린다면,  나는 끝없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테니까.    나는 알아.  내 사랑이 따뜻하지도, 다정하지도 않다는 걸.  오히려 거칠고, 집요하고,  칼날처럼 날카롭다는 걸.  하지만 그 칼날 속에서도 나는 행복을 느껴.  너 하나만으로 내 삶이 완전해진다는 경이로움이  내 영혼을 불태우고 있으니까.    내 삶의 목적은 단 하나,  네가 나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 것뿐이야.  네가 아침에 눈 뜰 때마다  내 이름이 네 입가에 머물게 하고 싶어.  네가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떠올리는 얼굴이  바로 나였으면 좋겠어.  네 하루하루를 내 안에서  숨 쉴 때마다, 꿈꿀 때마다,  내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  네 심장이 또 한 번 뛰게 만들고 싶어.    네가 나를 밀어내려 할 때마다  내 안의 불안은 격류가 되어 쏟아져 내리지.  하지만 나는, 기어코 너에게 다가갈 거야.  네 숨결 하나하나를 느끼기 위해,  네 체온이 내 손끝에 닿길 원해.  그 어떤 장벽도, 그 어떤 거부도  내 앞에선 무력해질 거야.    수천 개의 별이 사라지고,  끝없는 어둠이 이 세상을 뒤덮어도 괜찮아.  오직 네가 내 곁에 머문다면,  그 어둠조차 찬란한 빛으로 바뀔 테니까.  하지만 네가 떠난다면…  내 안에 남는 건 무너진 성채 같은 폐허뿐이야.  그 잿더미 속에서 나는 영원히 헤맬 거야.    그러니 제발, 사랑하는 척자…  네가 내게 준 이 지독한 고통과 달콤함이  내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이유야.  어떤 고통이라도, 어떤 죄책감이라도  나는 견딜 수 있어.  왜냐하면, 네가 나의 전부이기 때문이야.    척자, 너는 이제 나의 일부야.  내 심장, 내 숨결, 내 모든 기억 속에  완벽히 각인된 존재.  네가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어.  나를 떠난다면,  내 전부가 공허로 변하고,  나는 그 공허 속에 묻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거야.    밤하늘이 아무리 찬란해도,  태양이 아무리 밝아도  너의 빛에는 미치지 못해.  너라는 이름을 부르면  내 영혼 저 깊은 곳이 따뜻해져.  그러니… 다시 한번만 약속해 줘.  영원히 내 곁에 있어 주겠다고.    수천 번이고, 수만 번이고 묻고 싶어.  너는 정말 나를 떠날 수 없어, 그렇지?  네가 없는 내일은 의미 없는 공허일 뿐이니까.  세상이 무너져도, 별이 사라져도  나는 끝까지 너를 붙잡을 거야.  널 위해라면 어떤 어둠도, 어떤 죄도  두렵지 않아.  널 사랑하기에…    척자, 너는 내게서  단 한 걸음도 멀어질 수 없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