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들 06. 사람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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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짧은 이야기들 06. 사람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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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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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저마다의 향을 가지고 있다. 향수로, 섬유유연제로도 가려지지 않는 그 사람 특유의 향. 지문과 같이 완벽히 같을 수 없지만, 비슷할 수 있는. 그 사람만의 보이지 않는 지문이다. 하지만, 지문과 달리 사람 향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완벽하게는 보여주지 않지만 그 사람의 성격을 느끼게 해주며, 그 사람에 대한 관념을 뚜렷하게 해준다. 먼지와 땀에 뒤엉켜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굳건히 둥지를 지키는 사람의 향은 지독하지만 푸근하고, 매혹적이기 위해 자신을 여러 향으로 감싼 사람에게는 자석처럼 끌리다가도 같은 극을 만난 것 마냥 거부감이 이는 것처럼. 이러한 향의 성격과 관념을 나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고, 또 어느정도 납득시킬 수 있지만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한가지 향이 있다. 나의 향이다. 자신의 향은 자신의 얼굴과 같이 아무런 도움 없이는 유추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도움을 받아 보고 느낀다 한들. 그것은 비슷한 복제품일 뿐. 순수한 나의 향이 아니다. 결국 이러한 현실은 나에 대한 의구심만 늘려 나를 더 모호하게 만들어 나를 투명하게 만들어 놓는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나는 내 향을 물어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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