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폰 그리고 파인애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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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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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인과 트수들> 자유 게시판

비, 폰 그리고 파인애플 (1)

  • 22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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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방 안.


한 소녀가 연신 타블렛에 선을 긋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아니.. 이게 아닌데.."



파파인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방과 다르게, 짙은 다크서클과 부스스한 머리는 그녀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모니터 앞에서 보냈는지 가늠하게끔 했다.



"아.. 눈 아파.."



손가락으로 눈알을 꾸욱 하고 누르자 약간이지만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기사, 체감상 한 5시간 정도를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눈이 침침해질만도 하다.



요즘 뭔가 허전한 느낌이라 기분 전환 겸 새로운 방송 화면을 그리고 싶었는데 이것마저 진전이 

더디니 여간 답답한 기분이 아닐 수가 없었다.



-띠링



메신저의 알람음이 들리자 반사적으로 표정이 

찡그려졌다.



"또, 뭐야.."



이따금씩 뭐하고 있냐는 친구들의 카톡이나 

단톡방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게 지긋지긋 

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딱 그런 기분이다.



"웬만한 알림은 다 꺼놨는데. 지금 시간에 연락

올 사람이 있나..?"



부시시한 머리를 쓸어넘기며 핸드폰을 집어들자 

화면의 밝은 불빛이 얼굴을 덮쳤다.



파파인은 눈알에 전달되는 강렬한 자극에 눈을 

질끈 감으며 속으로 분을 삭혔다. 



만약 별 일 아닌걸로 연락을 한거라면 상대방을 

필시 조져주리라, 격하게 다짐하며 핸드폰 

잠금을 열었다.



- 파인님 방송 언제해요??



- 방송 기다리느라 자연사 할 듯.



- 오뱅없? 오뱅없?



"허허.. 조져지는건 나였고..."



생각해보니 오늘 방송 일정에 대해 공지를 

하지도 않고 몇 시간째 그림에 몰두 하고 있었다.



허탈한 웃음과 함께 디스코드 알람을 지우며 

채팅 하나를 남겼다.



"아 몰라. 뭔 새벽에 방송을 찾고있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공지를 보내자 폭발적인 

알람 소리가 들렸지만, 가볍게 무음으로 설정하

고 기지개를 펴자 등에서  뚜둑- 하고 시원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으.. 일단 청소부터 하자..."



어질러진 방을 보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맷돼지 우리와 다를게 없는 풍경. 마지막 방 

청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방 청소 따위는 후딱 끝내놓고 나머지 시간에는 

휴식을 하리라 다짐했다.




.


.


.




-쾅쾅쾅 !!




정신없이 방 청소를 하고있던 도중에 누군가

현관문을 몇 차례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간을 확인하자 시침은

새벽 4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뭐야..? 엄마??"




생각해보니 부모님은 여행 가셨다가 다음주에 

돌아오기로 하셨다. 그렇다고 오늘, 딱히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 한 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지금 시간에 찾아 올 사람은 없다는 

것인데.




'애초에 부모님이면 그냥 문 열고 들어오셨을테고..?'




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벽에 현관문을 

쾅쾅 두들길 만큼 예의 없는 친구를 둔 적은 

없으니까.




- 쾅!!! 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거세지자 추추 또한 

잠에서 깼는지 현관문 앞에서 격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스멀스멀, 공포스러운 감각이 올라왔다.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방 밖으로 나오자, 

거실은 추추와 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소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떡하지, 어떡해.,. 신고부터 해야하나..'




패닉에 빠지자 점차 손이 떨려왔다. 일단 상황을 

하나씩 정리해야 된다는 생각에 다급히 추추에게 

달려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짖지마 추추,. 제발.."



하지만 이미 잔뜩 겁에 질려 흥분해버린 추추는 격렬하게 짖기를 반복했고, 결국 입을 틀어막던 파파인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하윽, 으.."



갈라진 손가락 사이로 붉은 핏물이 맺히고 

흘러내리는 동시에 뜨거운 격통이 느껴졌다.



갑작스레 물려버린 탓에 놓쳐버린 추추가 빠르게

현관문으로 뛰어가 험악하게 짖어댔다.


순간적으로 겁에 질려버린 파파인은 신고를 할

생각도 못하고, 그저 악몽에서 깨어나길 바라는 아이처럼 덜덜 떨며 몸을 웅크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파파인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그저 거센 비가 세상을 무너트리려는 듯 강렬하게 내리치는 

빗소리 뿐이었다.



"갔..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내뱉고 주위를 

둘러봐도 별 다른 일은 없었지만, 추추는 

계속해서 현관문을 긁어대고 있었다



"끼잉.. 낑.."


"추추. 왜그래., 그만."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천천히 몸을 

일으켜 추추가 있는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너 자꾸 언니한테 이럴..."



순간 파파인의 시선이 한쪽으로 고정되었다.



그렇게 뒷 말을 끝내지도 못한 채로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버렸다.



현관문의 문고리가 수평이 아닌 기울어진 상태로

고정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 밖에서 문고리를 아랫 쪽으로 

계속해서 잡아당기고 있다는 뜻이다.



"흐읍,.."



심장이 쿵쾅거렸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억지로 호흡을 이어가려 

해봐도 산소가 부족했는지 시야는 차츰 

어두워져갔다.


그렇게 얇게 숨을 헐떡이며 의식이 희미해져 

갈 때 쯔음 현관문 밖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인. @%#!&* 애플, !!!@^"



파파인은 다시금 들려오는 쾅쾅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었다.



댓글 (4)
user-profile-image시브3년 전
이 집 소설 맛집이시네ㅋㅋㅋㅋㅋㅋ
user-profile-image시브3년 전
근데 소설보니까 저도 소설쓰고 싶네요...
user-profile-image파파인3년 전
ㅇ..와 완전 잘쓰셨다...소설가냐굿..... 근데 공포...? 얼른 다음편 하야쿠!! 다음편 달라굿!
user-profile-image템페03년 전
아니 뭐야 ㅋㅋㅋ 겁나 재밌잖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