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사람 죽는거 직관한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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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맨> 자유

[자유]응급실에서 사람 죽는거 직관한썰.txt

  • 478 조회
djf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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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선천적으로 약해서 뭐라도 자극적인거 쳐먹으면 그날 밤 급성장염으로 응급실 직행하는건 나한텐 걍 당연한 일이었음


초딩때 개찐따였던 나는 인싸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학교 마치고 분식집가자고 하는걸 따라갔고 악으로 깡으로 떡볶이를 흡입했는데


김치도 물에 안행궈먹으면 토하고 생지랄발광을 하던 나였던지라 저녁에 식탁에서 밥먹다가 내용물을 식탁에 그대로 뿜어버리고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갔음


뿜는것까진 기억했는데 그 뒤로 기절했는지 눈뜨니까 응급실이더라


엄마는 내 옆에 앉아계셨는데 처음에야 손잡고 있어주셨지 응급실가는거 몇 번 반복되니까 그냥 시큰둥하게 책보고 계셨음


아무튼 링거맞으면서 걍 누워있었는데 


다른 환자 실려온건지 밖에 사이렌 울리고 의사선생님이랑 간호사분들 뛰쳐나가고 좀 있다가 병상 하나가 오는데


거기 있는 사람이 발작인지 아니면 약을 마신건지 그 병상 프레임을 부술 것처럼 존나 발광하는걸 억지로 붙들고 못움직이게 벨트로 몸 묶더라


나중에 듣기로는 농약을 마셨다는데 나는 사람이 그런 비명을 지를 수 있는지는 처음 알았음


근데 그렇게 발광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엔가 꺽꺽거리다가 그냥 멈춤


보호자처럼 보이는 아줌마는 그대로 엎어져서 우는데


더 슬펐던 건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분들이나 그냥 덤덤하게 자기 자리로 복귀하는 모습이었음


아마 이런 일 수십 수백번도 더 겪었던 거지


근데 의사 선생님이 뭔가 잡지같은걸 가져와서 환자분 가슴에 올리는데


그러니까 갑자기 환자분 눈이 딱 떠지시면서 자기가 뭘 쥐고 있는지 확인하시는거임...


표시에 그려진 게 종말맨이라는 걸 아시자 그 환자분은 의사선생님 손을 잡고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하시는데


나는 아직도 표지 속 인쇄된 종말맨의 눈이 그 분과 마주쳤을 때 그 분의 글썽거리는 눈빛을 잊지 못한다


댓글 (6)
user-profile-image갱생하는메악귀3개월 전
이런 템플릿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