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t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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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남의 비밀기지> 잡담

Pretender

  • 14 조회
흑전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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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오피셜히게단디즘의 Pretender이라고 하는 곡을 바탕으로 써본 글입니다.


히토리는 그날도 지하철역 출구에서 키타를 기다렸다. 바람이 스치듯 지나가고, 노을이 지는 그 시간, 이 순간이 영원히 머물러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키타는 언제나처럼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고, 히토리는 그 미소에 마음이 저릿해졌다. 그녀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그 다짐이 흐릿해질 때가 많았다.


둘은 나란히 걸었다. 지나는 사람들 속에서, 오직 그들만의 세상이 있는 것처럼. 그러나 히토리는 알고 있었다. 키타는 이미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서 그저 한 발짝 떨어져 걷는 것 같은 거리감이 있었다.


“오늘 저녁은 뭐 할 거야?” 키타가 물었다. 평소처럼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히토리는 그 순간, 그 질문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그 진심은 가슴에만 갇힌 채로 나올 수 없었다.


"그냥 집에서 있을 거야. 별일 없어." 히토리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리고 키타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가 다른 누군가를 위한 미소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키타는 곧 그 사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사람, 정말 멋져. 같이 있으면 내가 정말 행복해.” 그 말에 히토리는 잠깐 숨이 막혔다. 고개를 끄덕이며 힘겹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저 마음속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어때?” 키타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그럴 때마다 히토리는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했다. 그녀는 키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키타가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하려 했다.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 히토리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수백 번을 외쳤다. ‘나는 아니야. 나는 네 곁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


‘내가 너에게 고백하면, 모든 것이 끝날까?’ 히토리는 그 질문을 매일 품었다. 대답은 늘 같았다. 키타를 잃고 싶지 않았다. 키타의 곁에 있고 싶었다. 지금처럼 웃으며 걸어갈 수 있는 이 순간만이라도 유지하고 싶었다.


어느 날, 저녁 하늘에 붉은빛이 번질 무렵, 키타가 물었다. “히토리, 너 나한테 뭐 하고 싶은 말 없어?”


그 말이 그녀의 심장을 두드렸다. 숨이 턱 막혔다. 가슴속 깊이 묻어둔 말들이 순간 튀어나오려 했다. 하지만 히토리는 겨우 참아냈다.


“아니, 아무것도.”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 말이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너무도 아팠다.


키타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구나.”


그 순간, 히토리는 자신이 더 이상 이 비밀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키타가 등을 돌리고 멀어지는 그 찰나, 히토리는 입을 열었다.


"사실은…" 하지만 그 말은 끝내 공중으로 흩어졌다. 남은 건 가벼운 한숨뿐.


키타는 잠시 멈춰섰지만, 이내 다시 웃으며 히토리를 바라보았다. “잘가!” 손을 흔드는 키타의 모습이 더욱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히토리는 그녀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 차가웠다. 모든 것이 허공에 날아가 버린 듯했다.


그날 밤, 히토리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나는 그냥 프레텐더야..’ 키타의 곁에 있으면서도, 그녀에게 닿지 못하는 사람.



댓글 (3)
user-profile-image니남4시간 전
슈타인즈게이트
user-profile-image흑전효고4시간 전
Pretender의 가사중 "다른 세계선에서,다른 역할로 만났다면 우리가 좀 더 나았을까?" 라는 말이 있습니다.
user-profile-image노인3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