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안녕하세요 이건 뭐 거의 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존나김.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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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심니까 흑처입니닷.
요즘 어덯게. 지내? 입니다
인스타나 이런곳에는 근황을 자주 전했지만
쉘터는 아이디를 몰라서 집 와서 글 씁니다;;
비번 까먹음;;;
시간 있으면 읽어보세요 너무 길어서 다 안 읽으실 듯.
일단 이런저런 쓸데없는 동정을 얻을 것 같아서 막 말하고 다니진 않았는데요,
안쓰러워하거나 불쌍해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제 상황을 말씀 해 드리는 거에요
얼마 전부터 엄마가 컨디션이 안 좋으시고 배꼽 없어질만큼, 운전을 못 하실 만큼 배가 부어서
동네 병원을 갔는데 대학병원 가라고 소견서를 받아왔어용.
되게 무서워 하시길래 무서워 하지 말라고 일단 진정 시키고 대학병원 가자마자
입원하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덜컥했어요. 왜냐하면 우리의 부모님. 만능 스마트폰으로 이미 서치 끝났고 인터넷 의사들의 말을 너무 굳건히 믿고 계셨으니까...
나는 난소암일거다... 하면서 미리 겁 먹고 계시더라고요
만약에 엄마가 암 걸렸다면? 하면서 갑자기 덜컥 무서웠어용.
왜냐하면 저는 예전부터 불안장애가 엄청 심했는데 그게 어떤 유형이었냐면 엄마가 내 곁을 떠나는 상상을 자꾸 하게 되고 미리 겁 먹는 그런 불안장애가 있었거든요
근데 자꾸 병원에서 진단도 제대로 안 나온 순간부터 암 걸렸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착잡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미 마음 불안한 걸 어느정도 좀 진정하신 상태같았어요.
그리고 예상이 맞았다능. 난소암 3기에서 4기로 이미 전이가 많이 된 상태라고 하더라구요.
당장 당일에 입원을 해야한다고 일단 엄마는 잠깐 들린 큰 병원에 입원 하셨어용.
그리고 저는 코 쑤시고 코로나 검사 ㅎ 받고 다음날 >>>음성<<< 뜨고 바로 보호자로 뛰쳐감
항상 엄마가 나의 보호자였지 내가 엄마의 보호자였던 건 또 처음 ㅎ.~
그리고 뭐지 그거? 전담의? 그런 의사분이 오셔서 되게 진지하고 무겁게 막 설명을 해 주시는데 눈물이
뚀르륵... 났다능...
아직 mri, ct? 그런 거 안 찍어봤지만 안 찍어봤어도 일단 난소암 확정이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으니깡...ㅠㅠ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났음 응응.
그리고 제가 코로나 검사 받고 집에 가서 검사결과 나오길 기다리던 새벽에 엄마는 이런 저런 검사 받구. 응응.
암 전이 상태를 보는 pet-ct 찍고 이제 제가 갔을 땐 씨티 촬영샷을 볼 수가 있었단능
전이 안 된 곳은 하얀색이구. 암이 전이 된 곳은 까만색이었는데
하아... 시발. 존나 까만겨.
그거 보고 또 덜컥 겁이 나서 그날 밤에 자려고 보호자용 존나 좁은 간이 침대에 누워서 존나 쳐 울었습니다.
그 와중에 엄마는 자꾸 유튜브 보고 3~4기 생존 확률. 이런 것만 보고 있고 하아.......
그 때까진 엄마는 울지 않았습니당. 저만 쳐움.(니가 왜 움?)
근데 이제 그 다음날에 또 담당의사 분이 오셔서 3~4기 진행중이고 생존 확률이 대충 30퍼 미만인데,,,~ 이런 얘기 하시니까. 걍 그거 듣다가 또 쳐움
계속 우는 진세이입니다.
아까 운전을 못할 만큼, 배꼽이 없어질 만큼 배가 부풀고 아프다고 하셨잖아여. 그래서 보니까. <복수>가 찬거였다능.
그래서 이제 복수를 일단 빼 내기 위한 관 삽입술을 하셨구용. 그거 계속 달고 복수 빼내고 있는데 이게 하루에 200미리 미만으로 나와야 퇴원 가능임.
물론 복수는 암 치료되는 것과 관계 없다능. 일단 찼으니까 빼는 거임
근데 많이 줄었지만여. 성급하게 삽입해놨던 관을 제거하면 또 복수가 찰 가능성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입원 중이신 거에요.
근데 안 그래도 마른 엄마인데 지금은 더 살이 쭉쭉 빠져서 진짜 암 환자 그 자체임
아직 머리는 안 빠짐 나보다 숱 많음. 수고해.
일단 1차 항암은 끝났거든용.
항암 별거아님 걍 링거처럼 계속 맞으면 되더라구요.
(지가먼데.)
그리고 이제 그 조건. 복수가 200미리 미만으로 나와서 배 뚫고 삽입한 관을 제거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니까!
퇴원을 하는 거고
물론 또 이걸 뺀다고 암이 나은 건 아님.
이걸 빼면 퇴원을 할 수 있고 통원치료를 할 거래용.
제가 먼저 집에 온 이유는 더이상 제가 필요할 만큼 엄마가 불편한 게 없어서에용.
근데 너무 움.지금 텍스트여서 ㅈㄴ 덤덤해보이는데 심지어 지금도 울고있음
아무래도 엄마 없이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의 부재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나봐요
하하. 어른이 아닌가바 나는.
그리고 원인도 없대용. 스트레스가 원인도 아님. 걍 생기는 거래 랜덤의 확률로. 응응.
어쩔 수가 없었음. 피할 수도 없었음 후회도 못 함. 어차피 걸릴 거였음.
맨날 수액맞고, 단백질 맞고, 비타민 맞고, 근데 또 복수 빼내야돼서 링거 치렁치렁 달고 있으니까 혼자 눕거나 걸어다니거나 이런 거 불편하셔서 제가 같이 있던 거였는데
이제 그런 거 싹 다 안 맞고, 검사할 것도 이젠 없구. 제가 딱히 할 일이 없는 것 같아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병실 너무 숨 막힘.
암환자들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일부 몰상식한 보호자와, 그냥 아픈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까 제가 엄마한테 칭얼거리고 짐만 되는 것 같아서 나왔습니다. 하핫.
사실 원래 저도 게으르고, 살 의지가 없었는데 방송하고 노래하고 그냥 엄마 응원받으면서 꾸역꾸역 버텼거든요. 엄마는 내가 뭘 해도 칭찬해주는 항상 내 편이었으니까.
근데 이제 못 하겠어요 매일매일 울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의지 없어하면 할 수 있다고 해 주는 게 엄마 한 명 뿐이었는데 유일한 내 편.
그리고 날 이유없이 사랑 해 줬던 사람이 너무 아프니까 저도 너무 힘들어요
하핫. 그냥 그렇습니다. 2주동안 병원에 있었어요 저는.
근데 도저히 나아지질 않네요 엄마 상태도 제 멘탈도
솔직히 집에 있는다고 괜찮아질지는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처럼 매일 밤 울 것 같아요
그냥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동생은 이제 막 학교 입학해서 재미있는 학교생활 하는데 걔가 간병을 할 수도 없어서 내가 한 건데, 엄마한테 칭얼댄 것도 좀 미안하고. ㅋㅋ..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속상한 게 이런 거구나 느끼면서 삽니다 요즘.
제가 "얼른 집에 가고 싶고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여기 묶여있으니까 너무 힘들다..." 하면서 솔직히 심하게 말 해서 엄청 싸웠거든요. 그것도 좀 미안하네요.
물론 내가 이렇게 심하게 아파본 적은 없지만 제가 아팠으면 엄마는 하루 종일 옆에 있었을 거에요. 머 이런 생각도 맨날 합니다.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해요. 옆자리에 계시던 할머니가 계셨는데 치매신지 자는 시간에 엄청 소리지르시고 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엄마가 입맛 없어서 병원밥도 안 드시니까 솔직히 옆에서 쳐먹기도 좀 그렇잖아욬... 그래서 편의점에서 계란 사온 것 겨우 먹구 그랬는뎅.
그래서 그런 듯. 못 자고 못 먹음.
근데 또 이런 글 쓰면. 어떡해.... 힘내세요... 이런 반응일 것 같아서 트위터도 그렇고 구체적으로 말을 못 하고(사실 안 한 거임) 그냥 담배 펴줄게. 이런 말만 했는데ㅋㅋㅋ
저는 그런 거 개 싫어요. 엄마랑도 말 함.
암 환자들이 머리 빠져서 그냥 가발 안 쓰고 다니면 뒤에서 수군대거나 걱정하는 척 앞에 와서 지들 가십거리에 쓰일 것들만 쏙쏙 물어보는 그런...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 ㄹㅇ 개역겨움
저희 엄마 지인 분 중에서도 암 환자 계시거든용. 이런 상황 올 때마다 엄마가 개 빡쳣다고 함.
근데 나도 씹빡칠 듯.
아무쪼록 항상 건강하세요.
두서 없는 글 읽으러 들어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