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 여우색시 - 01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두 남녀가 앉아 낚시를 즐기고 있었지.
인자한 미소를 가진 남성은 낚시를 즐기며 싱글벙글이었지. 옆에 앉아있던 여인은 남성을 바라보며 말했지.
“ 그래서 , 그 소원을 이루어 줬단 말이야? ”
“ 그렇지? ”
“ 무슨 생각인거야? , 아니..그것보다 네가 도움을 주다니 말이야. "
여인의 말에 남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그저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지.
“ 글쎄 , 그것도 재밌을것 같아서. "
“ 흠..? ”
“ 난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을뿐 , 그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그들에게 달렸지. ”
“ 흠…. ”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 전혀 알길이 없었지. 좋은 뜻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무엇인가
또다른 생각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단 표정이었어.
“ 정말이지 재밌어지겠어. 너 , 나좀 도와줄래? ”
“ 응 ? ”
“ 좋 , 좋아해! ”
많은 전교생들이 지나다는 복도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꽃다발을 들고서 고백을 했어.
여학생은 난처하다는 듯 어쩔줄 몰라하더니 이내에 고개를 푹 숙 인채 말을했지.
“ 미안 , 받아줄 수 없어. ”
“ ……. ”
남학생은 애써 웃어 보이며 여학생에게 말을 했어.
“ 괘 , 괜찮아! 하하..뭐 그럴수도 있지. ”
“ 아……. ”
교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턱을 괸 채 창문밖을 바라봤어.
‘ 언제쯤이면 , 그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종이와 펜을 꺼내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소녀의 이름은 바로 ‘ 민결희 . ’
과거 반려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꿈꿨지만 그 행복한 삶은 사냥꾼들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 여우 , 민결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음에도 다음에 만날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소원을
‘ 신 ’ 에게 빌었고 , 신은 그 소원을 이루어 주었지.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어.
누군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민결희 , 어느새 완성되어가는 그림은 바로 그녀의 하나뿐인 반려자
단오의 초상화였지. 완성된 단오의 초상화를 보며 피식 , 하고 미소를 띄었지.
“ 너 , 또 야한거 보냐? ”
그녀의 앞에 자리를 앉아 민결희를 응시하는 어여뿐 소녀.
“ 호오 , 초련이네 ~ ”
“ 너 , 또 고백들어온거 거절했다며? ”
“ 응……. ”
초련을 바라보다 , 다시 창문밖을 바라보며 슬픈 미소를 띄었지.
민결희의 슬픈 눈을 보았을까? 초련은 무언가 알겠다. 라는 표정을지으며 결희에게 질문을 했지.
“ 너 , 혹시 아직도 그 사람 기다려? ”
“ ……. ”
“ 하아..맞구나. ”
민결희의 앞에 그려진 단오의 초상화를 손에 쥐고선 말했지.
‘ 나의 하나뿐인 반려자 , 단오. ’
“ 후우 , 증말 사람되기를 포기하면서까지 그 사람을 그렇게 기다리는 이유가 뭐야? ”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니까. 사람이 아닌 여우임에도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해주었어. 사람이 아닌 요괴인 나를
그사람은 나를 어여삐 여겨 주었고 , 한없는 사랑을 주었어. 누군가는 나에게 말하겠지. 별볼일없는 이유,
별볼일 없는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사람도 아닌 여우인 네가 무슨 사랑이냐고.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사람은 내 삶의 전부였어. 나를 유일하게 기쁘게 해준 사람이었거든.
“ 기다릴 수 있어 , 아니..난 반드시 기다릴거야. 나의 반려자인 그사람을.. "
“ 으휴 , 바보 . ”
여우인 나의 소원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 하지만 이젠 사람이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상관없어.
그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아. 누군가를 진심을 사랑했고 , 누군가를 이별하고
떠나 보낸다는 거 정말 할게 못되더라. 나의 그리움은 매일매일이 힘들었어. 하지만 매일매일 힘든 내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한가지야. 그건 바로 ‘ 언젠가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 ’
“ 그래도 넌 항상 내편이잖아? ”
민결희의 말에 허초련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어루만지더니 이내에
고갤 끄덕이며 민결희를 바라보며 말했지.
“ 당연하지 , 바보야. ”
“ 후후후 , 그거면 돼. 초련아..네가 내 친구라서 정말 다행이야. ”
민결희의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는 허초련 , 초련 또한도 사람의 간이 아닌 동물의 간 천개를 먹는 것을
선택한 여우 요괴이다. 하지만 그녀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살생하지 않고 오로지 동물들의 간을 먹는다.
허초련 , 또한도 민결희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딱 , 한번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적이 있다.
배신의 경험으로 인해 사람을 잘 믿지는 않는다.
“ 사람은 언제나 똑같아 , 그러니 너무 믿지는 마. ”
“ 초련아 , 하지만.. ”
" 그래 , 넌 그 사람을 믿겠지. 하지만 누군가의 신뢰와 또다른 누군가의 신뢰는 달라. 누군가는 큰 믿음을 주겠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신뢰가 아닌 배신을 줄테니 , 잘 판단하고 결정해. "
“ 응 , 그럴게. ”
하지만 신뢰와 믿음을 주지 않는다면 , 나 또한도 누군가에게 신뢰와 믿음을 받기란 어렵지.
내가 주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신뢰와 믿음을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일거야.
타인에 대한 믿음의 뿌리는 나에게서 부터 시작되는거니까. 그걸 잊지 말아야 겠지.
허초련과 헤어진 민결희는 유밀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실용음악부로 향했어.
그녀의 전공이 ‘ 가야금 ’ 이었거든. 그녀는 천천히 가야금을 연주하기 시작했어.
과거에도 , 곧잘 단오에게 가야금을 연주해주었었지.
“ 그대가 연주해는 가야금 소리가 좋구려. ”
그의 말에 부끄러운 듯 단오를 바라보며 말했지.
“ 소녀가 좋으신겁니까 , 아니면 가야금 연주가 좋으신겁니까? ”
민결희의 말에 단오는 빙그레 웃으며 가야금을 만지작 거리던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지.
“ 당연히 그대가 좋은것이 아니겠소? , 나의 하나뿐인 색시이지 않소. ”
“ 소녀 , 서방님께서 좋으시다면 언제나 연주해드리겠어요. ”
두 볼에 홍조빛을 띈 채 부끄러운 듯 고갤 숙인 채 단오를 바라봐.
자신의 품에 안긴 결희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말했어.
“ 이렇게 항상 내 옆에만 있어주시오 , 항상 내가 보는 곳..내 곁에서 나와 함께 해주시오. ”
“ ……. ”
“ 그리 , 해주시겠소. 부인? ”
“ 서방님 , 저는.. ”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서 였을까? 단오는 민결희를 품에 안은 채 그녀의 등을 토탁였지.
그리고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그저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었지.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서로는 서로를 그리워하고
더욱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 수 있었지.
" 다른 생각을 하지 마시오 , 그저 이렇게 그저 이렇게..우리 행복하게 삽시다. 다른 나쁜 생각은 하지 말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못다한 마음들 천천히도 좋으니 그렇게 서로 나누며
보듬어 주며 그렇게 사랑합시다. 아시겠소 , 부인? "
“ ……. ”
그의 말에 민결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그저 사람도 아닌 것이 , 여우라 불리는 아니 요괴라 불리는
자신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는것인지. 그저 죄책감만이 들었지.
만약 , 이 사랑을 받아도 된다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사람을 사랑해도 된다면 지금의 이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고 언제까지라도 당신의 곁에 있겠노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민결희였어.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 쓴웃음을 지으며 민결희는 단오의 초상화를 어루만지며 말했지.
" 만약 , 당신을 만난다면 그때 받았던 사랑들..못다이룬 우리의 사랑들..제가 더 많이 드릴게요.
제가 더 다가가고 더 많이 사랑해줄게요. "
그리움이 사무치며 사무칠수록 큰 별이 된다고 하였다. 그 큰별이 하늘위 , 가장 빛나는 별이 된다 하였다.
그리고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그 별은 사모하는 그사람의 눈에 가장 빛나게 보인다고 하였다.
하늘 뜬 커다란 달 보다도 , 하늘에 뜬 북두칠성 보다 더 가장 빛나고 애달프게 보인다고 하였다.
그대들은 믿는가. 그대들은 아는가 . 애달프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려 본적있는가?
‘ 벌써 밤이네 . ’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밖을 나섰지.
오늘따라 왜이렇게 그 사람이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사무친 그리움이 오늘따라 더 커지는 것만 같았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는 민결희. 그리고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 할머니 , 이거 채소들 얼마에요? ”
채소를 팔고 계시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쭈그려 앉아 말했지.
할머님은 민결희를 보고서는 웃으며 말했지.
“ 홍홍홍 , 이거 살려구? ”
“ 네에 , 이거 얼마에요? ”
“ 홍홍홍 , 떨이만 남은거라 그냥 가져가. ”
할머니의 말에 민결희는 화들짝 놀라며 , 손사래를 치며 주머니속에서 오천원을 꺼내어
조심스레 손에 쥐어주었지.
“ 이걸루 , 뭐라도 드세요. ”
“ 고맙구먼 , 홍홍홍. ”
“ 그럼 안녕히 계세요 , 할머니. ”
자리를 털고 일어나 봉지에 담긴 야채들을 들고서는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 오늘 좋은일이 있을것 같구먼 , 축하해. "
“ 네? ”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하던 민결희 , 결희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띄며 말하시는 할머니.
“ 오늘 학생한테 좋은일이 있을것이야 , 어쩌면 학생이 바래왔던 일일지도 모르겠구만. ”
“ 아……. ”
바래왔던일 , 오랫동안 바래왔던 일이라면 딱 한가지 밖에 없는데.
나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 오직 그것밖에 없는데..
‘ 흠 , 뭐..상관없겠지? ’
그리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민결희.
투툭 , 툭 . 투툭! 투투투투투!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두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급히 뛰어가기 시작했지.
정말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민결희였지.
‘ 이게 좋은일이야!? ’
쿵 !
누군가와 부딪힌 그녀는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지.
“ 으앗 ! ”
우산을 들고서 그녀에게로 손을 내미는 남학생.
“ 아 , 저기..괜찮으세요? ”
“ 아 , 네.. ”
그가 내민손을 잡고서 조심스레 일어나려던 찰나 ,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지.
“ 어..어..어.. ”
남성의 교복에 있는 명찰 , 그리고 써져 있는 이름.
‘ 단오. ’
단오의 이름을 확인하고서 천천히 고갤 올려 남성을 올려다보았지.
그때의 모습과 전혀 다른게 없는 단오의 모습. 그의 모습을 보고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민결희였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한 남학생은 어쩔 줄 몰라하며 우산으로 그녀를 씌워주며
말을 걸었지.
“ 아 , 저기 어디 다쳤어요? ”
바닥에 주저 앉은 민결희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 이제야 , 만났네요. 나의 반려자.. ”
01 편 , 끝.
후욱후욱 , 오늘은 새로운 깜짝 인물을 출현시켜 보았어요~ 근데 넣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아니 그것보다 결희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다닛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나네요 ㅠㅠㅠㅠㅠㅠ
후아 , 더 열심히 재밌고 누구나가 즐길수 있는 팬픽을 써볼게욧!!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ㅠㅠㅠㅠ
댓글 18
- 해군함대사령부@Pd13j22pBZXmlFnEZ나오자 마자 바로 읽었습니다 역시 미래의 소설가
- 이목룡@qgZwsVX4HzQNrAu3Y우오오!!! 감사합니다 큰힘이 되네요 ㅠㅠㅠ 미래의 소설가는 아니지요 ㅠㅠㅠ
- 탕진@r6fOkKtDr42cHZY7O오늘도 재밌는 소설 감사합니당!!
- 이목룡@qgZwsVX4HzQNrAu3Y댓글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 레몬스팀@moTZCdhGvmI3M5ZPuㅇ0ㅇ...진짜 재밌게 잘봤습니다..! 굿굿
- 이목룡@qgZwsVX4HzQNrAu3Y댓글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되네요 ㅠㅠㅠㅠ
- 은혜롭게전진@ys0910477마지막 뭐냐구~!! 너무 재밌었습니당 완전 대박이에요 ㅠㅠ
- 이목룡@qgZwsVX4HzQNrAu3Y마지막 대화로 끊길 잘했내욘~~ ㅋㅎㅋㅎ 댓글 감사합니다 ^^
- 샛별스페라@g1rKYjN9WKbMD5c5f진짜 오늘도 너무 재밌어요~
- 이목룡@qgZwsVX4HzQNrAu3Y댓글 감사합니다!!! ^^
- 차돌이@PM7QNr71OSJZzh76y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 이목룡@qgZwsVX4HzQNrAu3Y댓글 감사합니다!!! ^^~~
- saun248@CmVllbO0TWOGhsECS처음에 나오는 낚시하는 남자 HOXY 신인가???
- 이목룡@qgZwsVX4HzQNrAu3Y넵~~ 신이에욘 ㅋㅎㅋㅎ 호탕한 성격의 신이라고나 할까요~~ ㅋㅎ
- saun248@CmVllbO0TWOGhsECS저런 유쾌한신 좀 좋은것 같아요 ㅎㅎ
- 이목룡@qgZwsVX4HzQNrAu3Y저런 캐릭터도 있어야 재밌을 것 같아서 등장시켰죠 ㅋㅎㅋㅎ
- 루위스@ISNifMj780xOXu3eB(늦었지만)항상 기다립니다
- 이목룡@qgZwsVX4HzQNrAu3Y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