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벌래입니다.

몇 주 조용했습니다.

글은 다 읽고 있었는데, 마땅한 비전없이 글을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그림 올리기를 하기엔 좋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마다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갈왕과 상의를 좀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우선 고갈왕이 고맙게도 움직여 준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쯤이면 쉘터에 글을 올렸을 겁니다.

그러니 저도 때 맞추어 저도 글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전 잘못한게 많습니다.

입이 참 문제가 많고, 충격을 받으면 패닉에 빠져 안좋은 행동을 일삼는 별로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제에 있어선 내 잘못인 셈 치고 넘어가는 사람입니다.

어지간하면 내가 그르친 잘못이 많으니까요.

고갈왕의 일에 대해서도 제 잘못이 많습니다.

외부적인 문제에 급급해서 고갈왕이 내부부터 썩어가는걸 몰랐습니다.

일이 터지고 나선 패닉에 빠져서 사람 찾는다고 온 난리를 치며 사고를 쳤지요.

그래서 그냥 '문제아 끼고 사는 고갈왕' 의 '문제아' 정도로 지내려 했습니다.

제 잘못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고갈왕의 상처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몰라봤던 것에도 분명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분명히 징조는 있었고, 전 그저 힘들면 쉬는게 어떻냐, 오늘은 놀까? 같은 말만 했습니다.

네이버랑 일을 할 때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서 마감일을 좀 늦추는 등의 못된 짓을 했습니다.

눈치가 없었던 거지요.

그래서 최근엔 겁쟁이처럼 행동했습니다.

모르쇠를 일관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뭔가 해명보다는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비판이 들어오면 자리를 피했구요.

그저 시간과 결과가 뭔가를 바꿀 것이라 믿었습니다.

고갈왕이 어떻게 되는건가.

이런 이야기도 확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연락이 닿아도 어딘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쉘터의 누군가가 연락을 해왔고, 커뮤니티가 정상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도 보았습니다.

뭔가 해야한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고갈왕이 다시 움직인건 그 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고갈왕과 다시 연락하게 된 게 좀 되었지만 그냥 두고 있었습니다.

커뮤니티가 과열되건, 다들 고갈왕을 기다리건, 그냥 뒀습니다.

고갈왕과 '글과 그림' 이상으로 엮이면 몇몇 분들의 말대로 고갈왕을 파탄내는게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제가 고갈왕의 능력을 훔치러 온 가짜 팬이라는 소리나

쉘터에 애정에 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냥 있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잘못한 놈인 것은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 것이 있더라도 해명하다 또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

뭐 그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갈왕은 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줬습니다.

저를 걱정하고 뭔가 해보는게 어떻냐는 말을 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죄송할 일 많았고, 걱정 끼친 일 많았습니다.

의심 살 행동도 많았고 현명치 못하게 행동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잘못 많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쉘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쉘터를 접수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곳은 고갈왕의 땅이자 터전입니다.

망하면 망했지 제가 차지하는 일은 없습니다.

항상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커뮤니티가 좀 진정되면 그림도 다시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