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안녕하세요. 글라세입니다.
원래 오늘 어제의 룰렛 업보를 청산하는 방송을 할 예정이었는데..
오늘 아이를 떠나보내게 되어 휴방 공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폐종양 말기를 선고 받고
그날 바로 급히 산소발생기와 산소박스를 설치하고 6일차가 된 오늘 새벽..
제가 잠들기 전까지 상태유지는 되며 잘 버텨주던 경끼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고도 너무나 괴로워하며 발버둥치는 모습을 새벽 내내 지켜본 언니와 저는 결국 아이를 보내주기로 했어요.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우리 욕심에 붙잡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산소방 밖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걸 알았기 때문에 급하게 산소 스프레이를 사러 동네 약국을 다 돌아다녀서 겨우 두 통을 구했고
꺼내지자마자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끼 입에 산소 스프레이를 대어주고 조금만 버텨달라고 부탁하며 병원까지 달려갔어요.
병원에 도착하니 먼저 진료 보시던 다른 내원객분들이 계셨는데, 다급히 들어와서 울며 선생님을 찾는 저희를 보시더니 너무 감사하게도 순서를 양보해주셨고
그렇게 장하게도 선생님께 도착할 때까지 버텨주었어요.
그리고 안락사 약물을 주입하기 전, 고통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주는 수면제를 맞았을 뿐인데..
경끼는 그대로 스르륵 잠이 들듯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저는 지금 언니와 함께 동물 전문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13년.. 언니와 함께한 시간이 편하고 따뜻하고 안온한 시간이었기를..
저에게도 동생이자 조카와 같던 존재였던 아이라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장례 잘 마치고 잘 추스르고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6
- 붉은여우31@RkerurHYCwjrroCLq거기서는 아프지 않고 맛있는 과일 많이 먹길라세님도 언니 분도 잘 보내주고 오세요1
- 페르난별@WpDnV7dIOoabiLV5R아이고 저도 키우던 개를 떠나보낸 기억이 있는데 얼마나 힘들지 공감이되네요가족이라고 생각했던 구성원을 떠나보내야한다는 마음이 처음엔 믿기지않더라고요부디 좋은곳으로 갔기를 기원합니다1
- 컴쟁은코박이@VZuyIdazCFWQFGMzx잘 보내주고 잘 추스리고 돌아오셔요 기다릴께유1
- 비싸기만함@e7e1g9LeWieENGvgU잘 다녀오세요, 경끼는 좋은 주인분들 만나서 사는동안 많이 행복했을겁니다.1
- Lv999마을사람@y9dmRMI3giJ1PnlTj라세님 그리고 언니분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다 좋은곳으로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거에요...잘 추스르시고 잘 다독여주시고 회복되면 그때 찾아와 주셔요^^1
- 4b0HCx@yIFIzz2cMiPBZ6gnn라세님 잘 다녀오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