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닭고기와 양고기를 사양한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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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신들에게 지갈(止渴)시킬 약을 문의하라 명하셨사온데,
의원(醫員)은 말하기를, ‘마땅히 먼저 식물(食物)로 다스려야 할 것인데
흰 장닭[白雄鷄]·누른 암꿩[黃雌雉]·양고기[羊肉] 등은
모두 능히 갈증(渴症)을 지식시킨다.’ 하오며, 뒤를 잇기가 어려운 물건도 아닙니다.
닭은 인순부(仁順府)·인수부(仁壽府)와 내섬시(內贍寺)·예빈시(禮賓寺)에서
날마다 돌려가며 바치게 하고, 꿩은 응패(鷹牌)로 하여금
날마다 사냥해 바치게 하고, 양은 5, 6일마다 한 마리를 바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어찌 자봉(自奉)을 이같이 후히 하겠는가. 닭은 이어댈 수 없고, 꿩은 바치는 자가 있지만,
양은 본국에서 나는 물건이 아니니 더욱 먹을 수 없는 것이다."
하였다. 대언들이 또 아뢰기를,
"양이 많이 번식하고 있사오며, 또 약용이오니 우선 한 마리씩 바치게 하여 치료에 시험하시기를 청하옵니다."
해도, 오히려 허락하지 않는 것을 강권하니, 드디어 말하기를,
"내 이를 시험하겠다. 그러나 다시 내 명령을 기다리라."
- 조선왕조실록 세종 13년 3월 26일 기록 -
어의가 당뇨를 앓던 세종대왕의 치료제로 흰 장닭, 꿩, 양고기를 추천하자
세종은 흰 장닭은 수급이 어려울 것이고, 꿩이야 바치게 하면 되지만
양은 조선에 거의 없으니 자기 먹자고 꾸준히 바치도록 하는 건 어렵다고 사양했음.
하지만 신하들이 약으로 드시라고 강권하는 바람에
결국 세종도 양고기 등을 먹기 시작함.
이후 '양고기 효과 없으니 그만 바치게 하라'는 기록은 없고
저 말이 나오고 몇 년 뒤 '소갈(당뇨)이 좀 호전되었다'는 기록은 있기 때문에
꾸준히 저 고기들을 드시며 몸관리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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